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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밥줄이었던 16인치 인텔 맥북 🫡

 

이번 글에서는 제가 개발자로 근무해오면서 집에서 개발용 및 영상용으로 사용했던 인텔 맥북를 처분하고자하는 글에 대해 작성해보려 합니다. 아직 판매가 되지는 않았지만, 이 맥북을 사용하면서 느꼈던 것들과 왜 이 맥북을 처분해야 할 지 현직 개발자로서의 고민에 대해 공유해보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

 

사실 이 맥북은 5년정도 사용할 것을 예상하고 처음 구입하였답니다. 대부분 주변의 선임 개발자중에 맥북 사용자는 그렇게 많지 않았습니다. iOS를 개발하는 것이 아니면 사실 맥북을 사용하는 것보다 윈도우를 사용하는게 훨씬 이득이긴 했거든요. 참고로 저는 웹 개발을 기반으로 시작하였고 계속 웹 개발과 사이드 프로젝트로 서버와 앱 개발을 병행하다보니 윈도우를 써도 사실 먹고사는데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치만 왜 5년정도 사려고 구매한 맥북을 다시 팔려고 이 고생을 하는 것일까요?

 


 

1. 맥북은 오래쓰면 오래 쓸 수록 가성비가 좋았다

진짜 거짓말 안하고 윈도우 노트북의 경우 3년을 사용하면 배터리 수명이 다 되거나 무언가 저도 모르게 설치되는 프로그램들이 많은 탓인건지, 아니면 그냥 쿨링팬이 심하게 도는 것을 기본 설정으로 하였는지는 모르겠더라고요. 그 주기가 2년이었고, 최대 길게 사용하면 3년이었습니다. 근데 이 부분은 개발을 하기 시작하면서 훨씬 심해졌습니다. 프로젝트가 무거운 것도 아니고 New Project 로 프로젝트를 새로 시작하는데 기본 설정을 하는 것만으로도 윈도우 노트북으로 구동하였을 때 처음의 상태와는 많이 달랐습니다. 

 

새 프로젝트를 실행시키는데도 오래 걸리게 되었는데, 이미 있는 기존의 무거운 프로젝트를 작동시키는 것은 답이 정해져있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공공 시스템의 외주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다른 개발자분들이 개발해주는 내용들을 하나의 리포지토리의 형상관리로 진행하곤 했습니다. 개발 경험이 있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정부 프로젝트의 개발을 진행할 때는 윈도우 노트북이 필수재였고, 윈도우에서 다른 인증 툴을 설치하여 서버에 접근하거나 DB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으로 우회해서 사용하였습니다.

 

대표적으로 VPN이나 SSO 서버 등이 그 예입니다. 그치만 노트북을 사용하며 개발을 진행하면서 점점 환경 세팅을 하다가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윈도우 노트북이 뻗는 경우가 굉장히 빈번하였습니다. 무리해서 2시간정도 사용을 하다보면 램이 뻗었다며 블루스크린이 뜨는 것은 기본이거니와 메신저와 다른 잡다구니 백그라운드 앱을 종료하고 개발을 진행하려해도 로컬 톰캣(WAS)을 기동시키는데, 대기만 5분 넘게 진행한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윈도우 노트북이 그렇단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제가 윈도우를 싫어하는 것도 아닙니다. 노트북을 포함한 많은 전자 기기는 뽑기운도 상당히 중요하다고 하는데, 제가 뽑기운이 없어서 저에게 맞지 않는 노트북을 선택했을 수도 있습니다. 

 

2. 인텔 맥북과 윈도우 노트북을 겸용으로 사용하기

도저히 안되겠어서 저는 이 참에 나중에 iOS 개발도 하겠지 하는 욕심이 생겨 맥북을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보니 외주 프로젝트를 작동시키고, 개발을 따로 하면서 형상 관리 분리를 하기 위해서 겸사겸사 사양이 좀 넉넉한 모델로 구입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구입한 모델의 성능입니다.

  • 2.6GHz 6코어 Intel i7 
  • 32GB RAM 
  • 용량 1TB SSD 

 

그리고 기존에 사용했던 윈도우 노트북의 사양이에요.

  •  1.7GHz Intel i7
  • 16GB RAM
  • 용량 512GB SSD (파티션 C: 50GB, D: 450GB)

 

맥북은 이미 이전 회사에서 사용한 경험이 있기에 접속하는 툴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다만 SSO 인증의 경우 윈도우로 경유해서 사용하기 때문에 윈도우는 좀 라이트하게 사용하고 맥북은 헤비하게 사용하기 위해 구입하였죠. 그리고 이러한 방식으로 접근하는 방법은 꽤나 유용했습니다. (단점은 기기를 2개나 사용하기 때문에 장비를 지참하는게 좀 어려웠습니다.)

 

다른 분들이 윈도우만 쓰시다가 저 혼자 맥북을 쓰시는 것을 보시면서 이런 방법이 가능한지도 다시 물어봐주시고, 겸사겸사 더 열정적으로 일하는 사람처럼 보여서 그런지 많은 분들로부터 대우를 받더라고요. 🥺

 

접속하는 방법이나 그 외에 듀얼로 사용하는 방법은 보안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기에, 어떤 프로젝트에서 웹 개발을 진행했는지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는 것이 아쉽지만 맥북을 사용하는 것이 후회되지 않았습니다. 키보드 마우스의 경우도 요새는 블루투스 기반으로 스왑이 되는 제품들도 정말 많기 때문에 그런 제품들을 멀티 페어링 시켜두면 기기를 전환하는 것도 전혀 무리가 없었습니다.

 


 

3. 하지만 발열은 윈도우보다 인텔 맥북이 더 심했다

사용하면서 느꼈지만 처음에는 기본 환경 설정을 진행하고, 여러 툴을 설치하고 다운로드받는 것도 전부 수동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맥북에서 팬 소리가 많이 나고 발열이 큰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증상은 차츰 줄어들었고, 어느 정도 맥북 내에서 자체적으로 인덱싱 작업을 하였는지, 파일 시스템 기반으로 된 MacOS 기반으로 되어 있어서 속도가 빠른 것인지 모르겠지만 사용하는데 전혀 불편함도 없었고, 사양이 넉넉하게 잡혀서 그런지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M1 칩셋이 나온 뒤로 맥북을 사용하면서 고민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제가 이전에 사용한 M1 맥북의 사양과 그 사용기를 이전 글에도 올려두기는 하였지만, 문제는 맥북 구매 후 정부 프로젝트를 마치고, 철수하면서 프리랜서를 그만두고 윈도우 노트북을 판매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https://abbo.tistory.com/148

 

개발자가 직접 써본 M1 맥북 3주 사용 후기

본 내용은 2021년 1월에 구매하여 제가 직접 경험하고 작성한 글이므로 사실에 기반하였으며, 개발환경에 따라 사용 방향성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제가 구매한 스펙은 이렇습니다. Apple M1 칩(8코

abbo.tistory.com

 

3주 사용하면서 느낀 것은 M1 칩셋은 아직 인텔을 따라잡기에 멀었다는 것이 제 가설이었습니다. 아직은 인텔 맥북 (물론 제가 사양적으로 찍어누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즉 *정신승리💪)이 지금 프로젝트를 개발하거나 유지보수하는데도 정말 문제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또, 인텔 맥북과 다르게 M1 맥북은 사용하여도 발열이 크게 나지 않는 것이 결정적으로 다른 부분중에 하나였습니다. 인텔 맥북으로 프로젝트를 돌리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16인치의 큰 화면을 꾸준히 유지시키며 백그라운드의 다른 앱들을 기동시키는데 열이 많이 발생되었는지 팬이 굉장히 심하게 돌았습니다. (거의 비행기 이륙 수준 🛫 이지만 이건 다른 분들도 잘 아실겁니다.) 

 

그래서 저는 그저 처음에 제가 맥북 뽑기를 또 잘못한 줄 알았습니다. 거금을 들여 산 첫 내 맥북에 하자가 있다니, 너무나도 아쉽고 한편으로는 씁쓸한 생각 뿐이었습니다. 

 

4. 다른 곳에서 문제가 발생하였다

사용하는데는 전혀 무리가 없고 내게는 그저 이쁜 인텔 맥북이었지만, 문제는 제가 새로운 회사에서 서버 구성을 하며 느낀 부분이었습니다. 입사 후에 "AWS를 사용하며 왜 같은 사양과 용량을 사용하는 2대의 서버가 속도 차이가 나는 것일까?" 라는 궁금증이 생기게 되었는데, 결정적으로 차이가 있는 부분은 다름 아닌 하드웨어(서버 아키텍처 프로세서)였습니다. 

 

M1과 인텔의 대표적인 차이는 아무래도 애플 입장에서는 인텔은 외부, M1 칩셋은 내부에서 설계구성된 프로세서라는 것이 결정적인 차이었습니다. 인텔에서는 대표적으로 x86 아키텍처를 사용합니다. 이는 PC 시장에서 압도적인 패권을 가지고 있는 Windows OS와의 호환성이 정말 좋으며, 독자적인 시스템을 구성한 인텔에게 도전장을 내민 회사는 정말 많았지만 관록을 이길 수는 없었습니다.

 

그치만 모바일 기반으로 만들어진 ARM 기반의 칩셋은 휴대성이 빠르고 연산력이 좋은 대신 PC와 같은 큰 기기에서는 효율적인 성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이 대표적인 정설이었고, 애플은 이렇게 나와있는 틀을 깨버린 M1이란 칩셋을 출시하였습니다. 

 

이미지 출처: 애플

 

x86(Intel) 기반 아키텍처 프로세서와 arm64(ARM) 기반 아키텍처 프로세서를 지속적으로 비교해본 결과 AWS 에서도 표기한 바와 마찬가지로 최대 16%까지의 성능 향상을 기대해 볼 수 있었고, 이는 프로젝트를 빌드하거나 배포하면서 필요한 시간을 크게 단축시킬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이 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있었습니다. 미친 듯한 팬소음과 발열은 어쩔 수 없다치지만, 바로 결정적으로 배터리가 녹는게 눈에 보이듯이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저 뿐만 아니라 제 주변 지인들도 같은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회사에서는 M1 맥북을 쓰는데, 집에 있는 다른 맥북을 카페나 들고가서 사용하면 배터리가 아이스크림 녹듯이 살살 녹더라.",  "카페가서 아메리카노 원샷하면 인텔 맥북은 같이 배터리가 다 되서 집에 가야되더라" 하던 등의 농담이였죠. 믿고 싶지 않았지만 이런 증상은 제 맥북에서도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회사에서는 기본적으로 맥북을 전원 어댑터에 연결하고 사용하니까 그런 부분은 느낄 수 없었죠. 

 

하루는 회사에서 야근을 하는 것이 애매한 부분이 있어 회사에서 지급한 인텔 맥북을 들고 퇴근하여 집에서 업무를 보던 와중이었습니다. 인텔 맥북은 제 맥북과 마찬가지로 팬소리도 심하고 발열도 심하면서 배터리가 죽죽 줄어드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그러다가 회사에 퇴사자가 생겼고, 쓰던 M1 맥북으로 제가 마이그레이셔닝하고 그 맥북을 사용하면서 위와 같이 집에서 업무를 볼 상황이 생겼습니다. 근데, M1 맥북은 발열도 없고 배터리는 또 너무나도 멀쩡히 꽉 차있는 것이었습니다. 심지어 퇴사자분이 배터리 효율을 92%로 낮춰두었는데도 말이죠.

 

5. M2 Pro칩셋까지 형제의 난을 일으킨다

사실 제가 구입한 맥북은 죄가 없습니다. 주인을 잘못 만나 여러 번 주인이 뒤바끼는 고생할 뿐입니다. 이번에 출시한 M2 Pro 칩셋을 보고 느끼는 바가 있습니다. 애플 공식 홈페이지도 나와있지만 맥북 사양 비교를 조금 이상하게 하는 것인지, 아니면 더 돋보이게 아래처럼 문구를 만들어주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잔인한 애플의 형제 죽이기 (출처: 애플 공식홈페이지)

기존 Intel Core i7 탑재 대비 칩셋(제가 가지고 있는 인텔 💻) 대비하여 정확하게 묘사를 해두었습니다. 사실 동영상 트랜스코딩의 경우 제가 크게 신경쓸 것 없지만 (그치만 언젠가 할지도 모르는... 👻) 코드 컴파일링의 경우 이전 인텔 맥북 대비하여 4.4배가 증가하였으니 이는 갈아타지 않으면 이상한 상황이 와버린 것이었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배터리 부분에서도 효율적으로 개선되었기 때문에 이는 위에서 얘기한 배터리 이슈를 해결해주는데 효과적이기도 한 방법이기도 하였습니다. 이제는 어디 나갈 때 충전기를 그만 가지고 가고 싶은 제 마음을 반영하였습니다. 🙏

 

그래서 저는 고민고민 끝에 갈아타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이제는 놓아줘야할 때가 된 것 같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인텔 맥북을 구매해서 사용하는데 투자금이라고 생각하면 정말 효율적으로 사용했다는 생각을 하였고, 실제로도 정말 유용하게 사용한 것이지만 맥북의 교체 시기도 그만큼 앞당겨진것이 한 편으로는 아쉽기도 하였습니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맥북은 당근 마켓에 저렴하게 내놓을 생각입니다. 맥북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실 수 있도록, 그리고 현직 개발자가 사용하면서 개발을 목적으로 사용하시면 전혀 무리가 없었던 그런 맥북으로 기본 구성을 하시고 싶으신 분들이 있으실 것 같아서 팔아보려 합니다. 정말로 구매자 분이 없으면 아쉽지만 그냥 트레이드 인(Apple Trade In: 애플에서 운영하는 중고품 매입)해야겠죠 😵‍💫

https://www.apple.com/kr/trade-in

 

Apple Trade 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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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apple.com

 

물론 인텔 맥북이 아직까지 좋은 부분은 x86 칩셋이 기반이기에 다른 하드웨어와의 호환성 부분이 우수합니다. 일부 모니터는 아직 애플 실리콘 기반의 호환성이 제대로 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애플의 고질적인 문제이기도 합니다. 내가 이렇게 출시했으니까 너네도 이렇게 맞춰! 😜라는 식의 경영 방침이죠) 저는 그래서 회사에서 사용하고 있는 M1 맥북을 가지고 집에서 잘 돌아가는지 모두 테스트 해보았답니다.

 

참고로 터치바가 붙어 있는 것은 좋은데.. 진짜 안씁니다. M2 Pro는 터치바 대신 Function (F1~F12) 키가 있는데, 저는 이렇게 물리 키 구성이 되어 있는 것을 선호합니다. (직업군에 따라 터치바를 커스텀해 쓰시는 분도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 여기 링크로 가보시면 터치바 사용법 자세히 나옵니다만 저는 이제 쓸 일이 없기에.. )

 

그 외의 이유로는 충전기 무게도 있지만 큰 액정 화면이 좋다고 큰 것을 샀다가 제 어깨와 들고다닐 때 제 손목이 고통을 많이 받았습니다. 이제는 그런 고통에서 조금은 덜 할 수 있도록 14인치로 구매를 하게 되었는데, 효과가 좋았으면 좋겠습니다. 부디 좋은 주인 (or 회사) 만나길 바라며... 3년간 고생한 내 맥북에게 위로의 말을 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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