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Author: 니용
그 질병으로 인하여 2020년 2월부터 4월까지 약 2달간 재택근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뜻하지 않게 다음 날부터 전면 재택근무하게 된 것을 갑자기 통보를 받은 터라 모든 사내 직원들이 당황스러웠지만, 한편으로는 이것 또한 다른 경험이 되겠거니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취를 하고 있지만 이왕 이렇게 된 바에 본가에서 재택근무를 진행하기로 마음먹고, 본가로 향하게 됩니다.
모든 직장인 분들이 출퇴근때문에 아침/저녁마다 고생하시는 것은 모두가 잘 아는 사실일 것입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출근을 할 때 좁고 협소한 곳에 사람이 많은 것을 감당해내는 아침부터 사실상 전쟁의 시작이죠. 우여곡절 끝에 출근을 완료하면 본격적으로 하루가 시작됩니다. 하지만 재택근무는 이러한 과정들이 필요하지 않고, 집 안에서 방을 이동하는 것만으로도 사무실에 도착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죠. 처음에는 정말 좋았습니다. 퇴근도 마찬가지로 몇 시간 몇 분을 들이지 않고 바로 가능하고요.
하지만 좋은 것이 있으면 그렇지 않은 것도 딸려오기 마련이죠. 출퇴근 시간이 들지 않는 다는 것 외에는 다른 것들이 좋지 않았습니다. 먼저 가장 안 좋았고 제가 이 불편함 때문에 결국 자취처로 복귀하게 되었는데요, 바로 업무 공간의 분리가 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가족들과 공간을 공유해야 하는 터라 청소를 하게 되거나 개발 도중 훅 치고 들어오는 집안일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사실 개발자로서 집중을 해서 개발을 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있는 저에게 이런 부분은 상당히 치명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가족들은 이렇게 일을 하는 저에게 힘이 되고자 이런 얘기 저런 얘기를 건네지만 업무적으로 보았을 때 효율성도 떨어질뿐더러, 계속 지연이 발생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거든요.
본가에서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습니다. 저에겐 가족과 같은 존재에요. 이 친구가 평소에는 얌전하고 조용한데 다른 사람이 집안에 들어오거나 택배가 도착하면 자주 짖습니다. 혹은 가족들이 모두 외출하고 저밖에 없는 경우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오게 되죠. 제 끼니도 챙겨야 하지만 반려동물도 많이 챙겨주어야 하고, 일을 하다가 힘든 경우 종종 반려동물이 생각나서 보고 있으면 자연스레 사무 공간과 혹은 업무적인 것과 멀어지게 되니까요. 결론적으로 이런 생활을 2주간 하고, 도저히 안 되겠어서 자취처로 사무실 이전을 하게 되었네요.
또, 저와 같은 경력이 오래 되지 않은 사원이라면 사무실 내에서 눈치를 보고, 회의라던지 다른 자리에 참석해야 하는 경우도 정말 많습니다. 참석하여도 눈만 빼꼼 빼꼼 뜨고 있고 말도 한마디도 못 하는 그런 자리죠. 하지만 재택근무를 하면 이런 경우가 없어지게 되더라고요. 물론 회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서 회의를 진행하되 사전에 직원들의 양해를 구하고, 시간을 정해서 원격 화상 회의 혹은 회의 방을 따로 구성하여 참석하는 것이에요.
하지만 이것 또한 단점이 있습니다. 집중도가 직접 대면하여 회의를 진행하는 것보다 상당히 떨어집니다. 아무래도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것에 적응이 되어 있지 않았고, 같은 화면을 보더라도 각자의 생각이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발생하더라구요. 아무래도 이러한 상황이다 보니 긴장도 풀어지게 되고, 업무를 각자의 공간에서 진행하다 보니 협업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의도나 기획과는 다르게 개발이 진행되는 경우도 빈번했습니다. 결국에는 재택근무가 종료되고 회사에 복귀를 해서 전면적으로 리팩터링을 진행하게 되었죠. (사실상 일 안한것과 큰 차이가 없더라고요 ㅠ_ㅠ)
다음으로 안좋았던 부분을 말씀드리자면 바로 원격 제어의 불안정함이었습니다. 개발을 하던 와중 타자 입력이 되지 않기 시작했습니다. 집에서의 인터넷 문제가 있는 줄 알았지만, 알고 보니 사무실 컴퓨터를 재부팅하지 않은 시간이 많이 길어져서 PC에서 자체적으로 프로세스 정리를 하게 되고 원격 제어가 꺼진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팀장님께 보고하여 사무실로 출근을 하게 되었고, 수차례 이런 증상이 발생하여 결국 PC 본체를 집으로 가져오고 말았습니다 ㅠㅠ 물론 재택근무가 끝나면서 PC를 사무실로 다시 가져가야 하는 귀찮음도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에서 재택 근무를 시행하고 있고, 지금까지도 근무를 이어가고 있다는 뉴스를 많이 보았습니다. 선발 주자가 되어 재택근무를 지향하는 회사가 많아지고 있고, 제가 다니는 회사에서도 진행하고 있다고 하여 재택근무를 하지 않은 주변의 많은 지인들이 부러워하더라고요. 잘 활용할 수만 있다면 정말 장점이라고 생각하지만 개개인 차이가 분명 있을 것입니다. 저에게 있어서 처음이거니와 적응하는 데에 시간도 많이 필요하였고, 협업을 하게 되는 상황에서는 다소 어려운 부분이 있었기에 개발을 하는 입장으로서 솔직히 추천을 드리지는 않습니다.
제 개인적인 소견이 담긴 이 글을 읽어주시느라 감사했습니다. 직장인 분들 모두 원하는 환경에서 근무하셨으면 좋겠고, 한시라도 빨리 이러한 국면이 해결되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
'Stud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직업이 개발자라서 좋았던 점 (2) | 2020.06.19 |
---|---|
개발은 '장비'빨이다? (0) | 2020.06.18 |
코딩 학원을 다녀야 할까? (0) | 2020.06.17 |
개발자와 프레임워크 (0) | 2020.06.14 |
개발자 일상 오픈!! (0) | 2020.06.12 |
Slack 활용법 (0) | 2020.06.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