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Study

개발자의 수명에 대한 생각

니용 2020. 7. 4. 07:34
반응형

Author: 니용

 


사람은 누구나 시간이 지날수록 나이가 들고, 아무리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을지라도 은퇴해야 하는 시기가 분명히 오고 맙니다. 그 시기는 직업군마다 각각 다를 것이고 사람의 주변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변수도 정말 많겠죠. 아무래도 수명이 긴 직업군을 선택해야 내가 노년이 되더라도 일을 꾸준히 할 수 있기에 여가의 개념도 있고, 자본주의 시대에서의 필수 요소인 자산을 축적하는 것에 부담이 덜 되겠죠. 

 

오늘은 제가 듣고 봐 왔던 개발자의 정년 시기와 제가 생각하는 개발자의 수명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개발자는 아무리 길어도 15년을 버티기 힘들다

 

이 말은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기 전에 프로그래밍이 어떻게 활성화가 되었고 개발자라는 직업이 언제 생겼는지를 먼저 살펴보아야 합니다. 당연히 개발자라는 직업은 컴퓨터가 나오기 전에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그때 엔지니어라는 개념은 있었고, 엔지니어들이 최초의 컴퓨터인 에니악을 만들어냈죠. 초창기 컴퓨터도 지금처럼 작지 않았습니다. 마치 하나의 건물 안에 공기가 통하지 않는 무중력 상태의 진공관이 수천/수만 개가 존재했고, 그 진공관의 스위치를 켜고 끄면서 컴퓨터의 원리가 탄생되었죠. 그렇다 보니 그런 장치를 전문적으로 다루어야 하는 사람들이 필요했는데, 그런 사람들이 지금의 프로그래머의 1세대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최초의 컴퓨터 에니악 사진 (출처: 위키백과)

 

당시에 프로그래머는 모든 부품의 위치도 암기하고 있어야 해서 머리도 좋아야 될뿐더러 매일 같이 육체노동을 해야 했기에 오래 할 수 있는 사람이 정말 많이 없었습니다. 또, 기계를 다루면서 전기 관련하여 사고가 안나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까딱 방심하거나 긴장이 풀리면 생명과 직결되는 사고가 나기 마련이었죠. 그리고 기계의 상태가 자주 오락가락하여 고장이 나는 일도 빈번하였고, 이런 잔고장을 수리 맡길 업체가 없어 프로그래머(그 당시에 엔지니어)는 쉴 틈이 없었습니다. 프로그래머들의 평균 수명이 40~50대가 많았는데 15년의 말은 거기서부터 나온 듯합니다. 

 

이제는 컴퓨터 본체의 크기도 콤팩트 하게 소형화되었고, 육체노동을 할 필요 없이 입출력 장치(모니터, 키보드, 마우스)만을 가지고 프로그래밍하는 엄청나게 발전된 시대가 되었습니다. 인터넷도 30년 전만 해도 존재하지 않았던, 오프라인의 시대에서 현재 온라인이 되어 데이터가 너무 많아진 데이터 풍요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빅데이터도 이런 이유에서 등장하였고, 이런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계를 학습시켜 향후 인류가 나아갈 방향이 어디인지 알려주는 머신 러닝의 개념도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불과 5년도 되지 않은 시기에 벌어진 일입니다.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이 빨라진 현실"

 

 

하루가 다르게 신기술이 나오고 발전하면서 개발자들의 수요는 급증하였고, 덩달아 공급이 부족함에 따라 개발자라는 직업의 몸값이 급등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회사의 입장에서는 한 명의 고객이라도 더 사로잡기 위해 마케팅할 것이 필요하였고, 스마트폰의 발달과 인터넷의 대중화로 인해 IT 직군이 급부상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회사의 생존과도 직결되었기에 많은 금액을 제시하여 개발자들을 초청하고 그만큼의 퀄리티를 가진 자사 시스템을 구축합니다.

 

아무래도 개발자들이 채용되고 프로그램을 다 만들고 나면 사용 가치가 사라졌기에 다시 버려지는 경우, 즉 퇴사 통보를 당하는 경우가 빈번하였습니다. 이럴 때마다 개발자들은 눈물을 머금고 다른 회사로 이직하여 또 그 회사의 시스템과 홈페이지를 구현해주기 바빴죠. 이런 생활을 반복하다 보니 개발자들은 자연스럽게 수명이 짧다는 편견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습니다. 하드웨어가 나날이 발전되어 이전에 프로그래밍했던 Syntax를 맞출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한 바이트라도 메모리를 아끼려던 노력이 조금의 자본을 투자하면 커버되는 시대가 왔습니다. 하드웨어가 변하니 자연적으로 호환성이 맞는 소프트웨어를 찾게 되었습니다. 대개 개발자라 함은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대다수인데, 평생 사용할 줄만 알았던 이전에 구축하였던 시스템이 노후화되고 다시금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을 찾기 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때 당시에 프로젝트에 투입되어 개발을 끝마쳤던 분들은 이미 개발을 그만두시거나 다른 관리자로 전향하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결국 세상은 이런 프로그램을 개발해줄 젊은 개발자들을 필요로 하게 되었습니다.

 

 

 

트렌드를 다시 잡고 스타트업들이 생겨납니다

 

급속도로 변하고 있는 추세에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한 고객층이 생겨납니다. 이렇게 사용할 것이면 자기 패턴에 맞춰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낫다고 인식한 사람들은 직접 벤처 기업을 세워 여러 데이터를 수집하고 필요성에 따라 소프트웨어 개발을 시작합니다. 하드웨어를 생산하는 업체는 다들 아시다시피 대기업이 손에 꽉 쥐고 있어 엄두가 나지 않기에 하루에도 몇 개씩 작은 기업들이 생겨납니다. 

 

이 와중에 호평을 받고 충성 고객들을 끌어모은 기업들이 성공하고 언론에도 나오게 됩니다. 1년 전에만 해도 몰랐던 기업이 이제는 내 스마트폰 속의 앱 개발 업체가 되어 하루에도 몇 번씩 그 앱의 문턱을 드나들곤 합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손가락 몇 번으로 내가 필요한 물건들을 장바구니에 담고 10초 만에 결제를 하면 바로 다음날에 내가 선택한 물건이 우리 집 앞에 와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부모님 세대에서도 입소문이 돌고 돌아 자식들에게 이런 과정을 물어보고 서로 알려주는 일이 빈번합니다.

 

여행을 가더라도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돌아다니는데 문제가 없습니다. 다른 나라의 뉴스도 검색 엔진 하나만으로 동영상으로 확인이 가능하고, 데이터도 너무나 빨라 2시간짜리 동영상이 1분 안에 다운로드가 가능합니다. 심지어 키오스크가 주문을 받고 현금이나 카드가 없이도 대부분의 가맹점에서 계산을 하고 밥을 먹는 것도 가능하죠. 

 

 

"자고 일어나면 나를 더 편하게 만드는 게 나와요"

 

 

이 모든 과정이 개발자가 자기 본업에 맞추어 일을 해준 덕분이고, 그런 편의성들을 우리는 알게 모르게 누리고 있었습니다. 하루 한시라도 빠르게 프로그램을 출시하여 고객의 요구 사항을 하나라도 더 잡아야 하는 이런 시대에서 개발자가 수명이 짧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개발자는 빠르게 학습이 가능하고 배운 것을 바탕으로 실전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훈련이 되어 있어야 합니다. 

 

최근에 발병한 그 질병도 컴퓨터가 예측한 결과로 이미 발병하기 전에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한 데이터가 존재한다고 합니다. 이 소식을 접한 저는 잠시 멍해지며 충격받았습니다. 커다란 진공관에서 시작하여 사람의 손을 타지 않거나 전기가 직렬로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 작동하지도 않던 그 컴퓨터가 이제는 한 치 앞의 미래를 예측하게 되었다는 것이 놀라웠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확장성은 무궁무진하고 또 언제 이 시대의 흐름이 바뀔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개발자는 이런 추세에 맞추어 꾸준히 배워나가야 합니다. 사실 이미 컴퓨터의 속도가 사람의 두뇌를 앞지르는 시기가 왔기에 늦은 것일 수도 있지만, 개발자라는 손에서 창조된 컴퓨터와 소프트웨어이기 때문에 충분히 같이 성장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직업의 수명을 말하기 전에 현실을 직시하고 미래 방향성에 발맞춰 나가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고 앞으로의 먹거리 산업이 될 것입니다.

 

반응형

'Stud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좋은 동료가 되기 위한 10가지 방법  (0) 2020.07.05
Slack 단축키 모음  (0) 2020.07.05
나는 개발자가 적성에 맞을까??  (8) 2020.07.04
개발자와 SI회사  (0) 2020.07.03
손이 빨라야 개발을 잘한다?  (0) 2020.06.22
개발자가 추구할 덕목  (0) 2020.06.20
댓글
공지사항